"민트가 치약맛이 아니라
치약이 민트향이다"
제주도를 잠깐 다녀왔습니다.
여행 삼아서 말이죠.
몇가지 계획 속에
넥슨컴퓨터박물관 구경도
포함되어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곳에서
예상하지 못한
민트초코와의 조우를 하게 됩니다.
새로운 민트의 맛 소재가 생겼지만
어째서인지 이번 편은
마음이 쓰라립니다.
어느 평일에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갑니다.
겉에선 아무도 없어보였는데
안에는 사람이 꽤 많았죠.
평소 점심시간에
캐리어 끌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나 빼고 다 놀러가나보네'
할 때 그 '나 빼고'에 속한 사람들이
다 여기에 온 것만 같았습니다.
박물관을 다 둘러보고
저는 지하에 있는 카페로 옵니다.
사실 카페에서 뭘 먹을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정말 어쩔 수 없이
이 카페에서 시간을 더 보내게 됩니다.
왜냐면 이곳에는
민트초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 지하 인트(int) 카페에선
아마 그 키보드 모양의 빵을
사먹는 게 보통일 겁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건 필요없었습니다.
제주도에서
그것도
넥슨컴퓨터박물관에서 파는
민트초코의 맛만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한 잔 주문합니다.
민트색 우유가
아주 예쁘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제 앞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저멀리 꺄르륵거리며 웃고 있는
다른 일행들.
나 같은 친구 없는 찐따는
구석에서 민트초코나
홀짝 거리...
이것이 바로 넥슨컴퓨터박물관의
민트초코입니다.
근데 제가 포스팅을 하기 위해
사진 편집을 하면서
놀랐던게 하나 있습니다.
이거 먹을 때
'민트우유'라고만 생각했지
'민트초코'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습니다.
주문을 직접 했음에도 말이죠.
사진 편집하면서 메뉴판을 다시보는데
'이거 민트[초코]였어??'
라는 생각을 했다는 거죠.
티를 내고 싶진 않았지만
쓸쓸함에 눈 앞이 흐려...
자 이 컨셉은 그만하고,
하여간 이 민트초코의 맛을 이야기하자면
이게 민트초코인가?
라는게 제 첫 평가입니다.
굉장히 달달한 우유이긴 한데
이게 민트초코랑 뭔 관련이지?
라는 느낌이 강한 음료입니다.
그리고 우유맛이
흰우유에 뭔가를 탄 느낌이 아니라
애초에 바나나맛우유같이
가공된 느낌의 단맛이 강했습니다.
투게더 같은 아이스크림을 녹였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묵직한 단맛이
모든걸 감싸고 있습니다.
아주 살짝 민트향이 나긴하는데,
이 정도를 가지고 민트초코라하기엔
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색깔은 당연히 민트인데
맛은.... 민트초코라고 하기엔 음...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이걸 민트초코라고 말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맛입니다.
민트향이 분명히 있고
마시다보면 살짝 청량감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초코'는 어디갔는지 잘 모르겠구요,
그냥 단우유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민트색의 단물이다,
단우유의 맛은 정말 강한데
민트향이나 초코가 너무 약해서
확신은 못하겠습니다만,
페퍼민트가 아니라 약간 스피어민트에
가까운 향이었던 것 같습니다.
민트 우유니까 달달할 수는 있는데
그게 초코의 맛은 아닌데,
이게 뭘까....
이 집 신기하네
결론은 나왔습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견학갔다가
일행 중에 한 명이 먹어볼 수는 있겠으나,
이걸 먹기위해 간다는건
전혀 이롭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친구가 없다면...
걍 먹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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