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의 맛/여행의 맛

강릉여행의 맛 - 안목해변 산토리니 카페에서 게이샤 보케테 #2

홀롱롱 2018. 11. 2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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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여행을 떠났습니다.

당일치기로 말이죠.

누구나 한 번쯤 가는

강릉 여행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안목해변'으로 저도 갑니다.


이곳에 가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 정도입니다.


첫번째는 그 ANMOK이라고 써있는

표지판인가 오브제를

직접 사진으로 담고 싶었고,

두번째는 여기 카페거리에서

차 한 잔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강릉역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타고 안목해변으로

저를 인도해달라 요청했습니다.





안목해변입니다.


바다가 보입니다.


날이 좀 구질구질하고

바람도 좀 부는 그런 날,

게다가 다들 점심 먹는 시간대에

저는 쓸쓸하게 해변을 걷습니다.


모래사장에 발이 계속 박히고,

신발 속에 들어가는 모래들.


그것이 낭만이라면 낭만이겠지만

나는 현실적인 남자니까

금새 도로로 빠져나옵니다.



혼자가서 마음도 냉랭한 듯

ㅇㅇ





하필 또 내가 쓴 안경은

도수는 없지만 블루라이트는 차단하겠답시고

약간 누런색의 렌즈가 껴있습니다.


게다가 날씨도 꾸리꾸리하니

실제로 제가 본 광경은

더욱 누리끼리했었죠.


하지만 사진은 사기를 칠 수 있습니다.


조금 파랗게 만들어봅니다.



역시 파란 바다를 보면

마음이 뭔가 요동칩니다.


해적왕이 되고 싶어

?





안목해변에는 카페거리라고

그냥 해변을 카페들이 둘러쌓고 있습니다.


다들 안목해변에만 오면

카페인이 부족해서

손이 부들부들 떨리는 건지

아주 그냥 카페만 널려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카페에서

달달한 걸 굳이 사먹는 사람들에게

안목해변은 아주 좋은 여행지입니다.


사실 저는 이곳에서 두 곳 정도

카페 탐방을 할까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관계로

부득이하게 한 곳만 갔습니다.






물론 카페거리에는

프랜차이즈도 있습니다.


근데 사람 마음이 좀 그런게,

내가 굳이 여기까지 와서도

동네에 있는 프랜차이즈에

들어갈 이유가 있을까?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저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그런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지만,

어느 카페를 가든 사람은 많습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사실 나도 들어갈뻔했음..





산토리니 카페입니다.


마치 그리스 산토리니에

온 것만 같은 색감의 건물.


날씨 좋을 때 가면

더욱 빛나지 않을까 싶은

그런 카페입니다.


테라스도 많아서

바다를 보면서 커피 한 잔

하기 좋아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으로

들어갑니다.





이미 이때 눈치챘어야했습니다.


저는 손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아침부터 딱히 먹은 게 없었고

당은 떨어질대로 떨어진,

거기에 망할 카메라는

겁나 무겁기만 해서

손이 떨렸습니다.





디저트류가 보입니다.


뭔가 다 맛있어보입니다만

저는 라즈베리 치즈 브륄레?


하여간 라즈베리 케이크 먹었습니다.


근데 만약에 정말 만에 하나

제 블로그에서 이 단어를 보고

똑같이 주문한다면

저는 말리고 싶습니다.


그냥 딴 거 드십쇼.


그리고 안에서 드십쇼.


땡큐





핸드드립 커피 종류를 확인합니다.


내가 굳이 강릉까지 와서

결국 초코시럽에 맛과 향을

다이브 시키는 카페모카를

마시기는 좀 아쉽습니다.


그러니 평소 잘 안 먹는

핸드드립으로 골라줍니다.


모틸론, 비스타 알바예,

구지사다모워시드Q1, 모카마타리 등등


하지만 저의 눈을 사로 잡은건 바로

파나마 게이샤 보케테입니다.


'신의 커피'라고 불리는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 커피'라고 합니다.


뭔 소린진 모르겠지만 단어들은

다 어디서 한 번 들어본 이 느낌,

그러면서 혼자 한 잔에 1만원을 받는

강렬한 패기.



너로 정했다.





메뉴를 기다리면서

매장을 둘러봅니다.


느린엽서라는게 있군요,

여행을 가서 남긴 감상을

나중에 잊혀질 때쯤 다시 떠올리는

그런 아이템 같습니다.


근데 필름 카메라 있으면

이 능력은 패시브입니다.


게다가 저같은 게으른 블로거라면

더욱이 이런 엽서 안써도 됩니다.


저 강릉 9월말에 가서

11월 말에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내가 더 느림

ㅇㅈ





게이샤 보케테 핸드드립 커피와

라즈베리 뭐시기 케이크입니다.


왜 찻잔이 더러울까,

혹시 직원이 대충 담아준걸까

걱정하시는 분이 있다면


놉.


내 손이 후달려서

들고오다가 쏟음...


게다가 휴지로 닦으려고

휴지 가져왔더니만

바람 겁나 불어 더 정신없었음.


그러니 안에서 드셈.






그렇다면 안목해변의 대표 카페

산토리니에서 1만원이나 하는

게이샤 커피는 어떤 맛일까.


뭔가 시큼새큼,

과일향기가 맴도는 그런 커피였습니다.


신의 커피라고 해서

뜬금없이 내 머리속에

'미미'가 떠오르지는 않는,

'아 바람 불어서

금방 식겠네 젠장'

이정도의 감흥이 남는

그런 커피였습니다.


커피 맛에 민감하다면

뭐 한 번 드셔보셔도 좋지만,

나는 그냥 단게 좋다 그러면

게이샤는 사치일 뿐입니다.


그리고 난 과소비를 했지...





그러면 라즈베리 뭐시기는

맛이 좋으냐 또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음 역시 케이크는 강렬한 레드보단

초콜릿 색이 언제나

내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어준단걸

이번 여행에서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디저트 그 냉장고 딱 보고

제품 고를 때 매의 눈으로

그것이 좀 촉촉한 상태인지

확인을 하고 고르는걸 추천합니다.


테라스는 그저 겉치레일 뿐입니다.


이 바닷바람 속에서

우리의 간식들은

뭔가 상태가 메롱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냥 안에서 드십쇼.



다들 테라스 있다가 들어가길래

'아나 나 혼자 왔다고

지금 무시하는건가?'

 싶었는데,



그런듯


??????





그래도 일단 와보고 싶던

카페거리에 왔으니

필름카메라로 사진 한 방 박습니다.


미천한 내 얼굴을 찍기보단

한 잔에 1만원이나 하는

커피를 찍는 것이

더 값어치 나가는 일일 것입니다.





필름카메라의 매력은

나중에 꺼내본다는 점입니다.


지금 블로그를 위해

사진을 편집하면서도 느꼈지만,

'내가 이런 것도 찍었나?'

이런 생각에 잠깁니다.


그리고 이 때 감정이 떠오릅니다.


'할 거 다했는데 집에 갈까?'





안목해변 가보니까

걷기 좋아하는 사람도

걷기 귀찮아하는 사람도

모두가 공존할 수 있는

그런 곳 같았습니다.


그 무슨 빨간 등대까지

음료 하나 마시면서

걸어갔다 오기도 좋고,

그게 싫다면 그냥 카페거리에서

아무 곳이나 들어가

창가에 앉아서 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 그것뿐이라는게

여기의 장점이자 단점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여기서 커피 마시고

사진찍으며 조금 걸은 후엔

미련없이 바로 이동했습니다.


물론 내가 혼자가서

뒤도 안 돌아보고 냉혈하게

발걸음을 옮긴것도 있지만,

뭐 하여간 그렇다...


하여간 안목해변 가서는

느긋하게 차 한잔 마시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 싶으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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