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첫날을 마치고
그 날 밤에 엄청나게 고민을 했습니다.
대략적으로 어느 지역에 무엇이 있다
그 정도만 확인했을 뿐
다음날 스케쥴을 전혀 확정짓지
않았기 때문이죠.
식사 메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뭘 먹을까 끝까지 고민했습니다.
그래도 제주도 왔는데
흑돼지 들어간 뭔가를
먹어야하지 않을까 했는데,
갑자기 메밀면이 눈에 들어왔고
제가 갈 수 있을 법한 곳을
막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불안과 기대를 동시에 갖고
이곳을 찾아갔습니다.
제주 메밀밭에가시리 메밀들기름면의 맛
아마 제주에서 메밀면을 먹는다면
한라산아래첫마을의 제주메밀 비비작작면이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합니다.
거기가 무슨 뭐
허영만의 백반기행인가
거기 나왔다고 해서
웨이팅하고 먹고 그럴겁니다.
그래서 저는 웨이팅은 하기 싫고,
성산 쪽으로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그 경유 코스에 위치한
'메밀밭에가시리'라는 곳을 갔습니다.
여기는 메밀들기름면,
메밀냉면, 비빔면, 소바 등을 팝니다.
그리고 저는 굉장히 생소한 메뉴라 느낀
'메밀들기름면'을 먹기로 했습니다.
이 집은 이렇게 키오스크로
주문을 넣는 게 특징입니다.
이 집이 아마 11시 쯤 문을 여는데
저는 대략 11시 반쯤에 여길 도착했고,
제가 주문하고 먹는 동안
여러팀이 더 들어왔습니다.
잠깐이라 그 모습을
일반화할 순 없지만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더군요.
막 트럭 타고 오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그걸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아, 제대로 왔네
여기는 메밀차를 따로
가져다 마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메밀차 한 통 가져와서
한 번 마셔봤습니다.
근데 뭐 메밀차라고 해서
아주 막 대단한 뭐시기였던 건 아니고,
그냥 냉장고에 있던 차라서
시원했다 정도의 느낌?
하여간 오늘 이야기의 메인은
이 메밀들기름면 입니다.
사실 먹기 전까지도
'아 내가 육류 하나도 없는
비빔면으로 제주 여행의 한 끼를
채우는게 괜찮은걸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먹자마자 든 생각은
'오길 잘했다'
였습니다.
그리고 먹으면서
고기 생각 그런거 하나도 안 들었습니다.
이건 진짜.. 와.. 너무 맛있어..
원래는 고기국수도 생각했었고
1인상 가능한 고기집이나
돈가스도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거 먹으면서
다른 메뉴 생각이
하나도 안 들었습니다.
메밀들기름면 정말 맛있었고,
제가 제주를 또 가면
이 메뉴는 무조건 또 먹을겁니다.
물론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니
누군가는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혹은 밋밋하거나 재미없다 느낄 수도 있죠.
저는 면 중에서는 메밀면을
선호하기는 하지만,
비빔면 형태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습니다.
냉면을 먹어도 물냉면을 먹고
막국수나 그런걸 먹어도
국물 있는 걸 선호합니다.
그럼에도 이 비빔면은
저의 취향을 뒤집을 만큼
정말 맛있었습니다.
고소하다, 담백하다
그 두 단어가 입안에 가득합니다.
근래 양산형 냉모밀만 먹다가
이런 개성 뚜렷한 메밀면을 먹으니
감탄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렌트를 해서 다니다보니까
그 가게의 주차장 상태를 보게 되더군요.
메밀밭에가시리 이 집은
주차는 무난히 할 수 있었고,
재밌는 건 전기차 충전도 가능했단 점입니다.
메밀국수 집을 막 찾다보니까
생각보다 가게가 많더군요.
역시나 저는 위에서도 말했지만
국물 있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이라,
이번에 고른 메밀들기름면을 먹으러 갈 때도
이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마음은 기우에 불과했고,
제주 여행할 때의 메뉴 하나는
확실하게 정해진 것 같습니다.
이젠 제주에 가면
설령 이 집이 아니더라도
메밀면은 꼭 먹을 것 같습니다.
가족 여행이나 단체 여행을 가게 될 때
자신있게 가이드할 집이 하나 생겨서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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