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의 맛/음식의 맛

먹는 법이 섬세한, 해운대 해목 생연어덮밥의 맛

홀롱롱 2021. 1. 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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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가을에 부산에 갔을 때

해운대역 부근에 숙소를 잡았습니다.

 

처음에는 고심해서

저녁메뉴를 고르고 싶었지만,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해(?)

걍 이 동네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뭐가 있나 보다가

해목이라는 식당을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회를 포장해올까 하다가

덮밥 정도는 겁나 빨리 먹고

올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해운대 해목 생연어덮밥의 맛

부산에 갔으면 이걸 먹어야지

하면서 제시되는 메뉴들이 있습니다.

저는 뭐 그런거 개의치 않습니다.

 

저는 제 취향을 고집하는 편이라

부산에 왔다고 해서

연어덮밥으로 식사 기회를 소모하는거에

아까워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 해목에서의 식사는

조금은 재밌는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제가 먹은 메뉴는

생연어덮밥 + 네기도로동입니다.

 

생연어덮밥 + 다진참치덮밥

이라는 강력한 조합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합의 강력함 답게

가격도 강력합니다.

 

덮밥이 18,000원.

하지만 저는 이 날 이 식사가

'밥'으로써는 첫끼이자 마지막 식사였기에

가격에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사실 이걸 먹을까 싶었습니다.

장어 덮밥을 먹을까 고민했었죠.

 

제 입장에서 장어는 참 맛있는데

그 중간중간 얇게 씹히는 뼈?

그 식감이 있는 걸 안 좋아해서

이번에는 포기했습니다.

 

 

해목의 생연어덮밥은 맛이나 비주얼보다

이 먹는 방법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먹으면 더 맛있어요!'

이런 느낌이 아니라

'꼭 이걸 지켜주셔야 합니다'

이런 느낌입니다.

 

일단 이렇게 섬세한 걸 보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 싶어서

한 번 따라가보기로 합니다.

 

 

생연어덮밥 한 상이 나옵니다.

 

메인이 되는 생연어 덮밥과 국물

그리고 온갖 찍어먹는 소스가

함께 나옵니다.

 

과연 이 녀석은 18,000원의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지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메인이 되는 생연어덮밥+참치덮밥은

이런 비주얼입니다.

메인이 되는 덮밥 비주얼은

실제로 받아보면 만족스럽긴 합니다.

 

한쪽에는 생연어회가 올려져있고

한쪼겡는 다진 참치회가 올려지있습니다.

 

회를 싸먹을 수 있는 김과

취향껏 먹을 수 있는 와사비

그리고 약간의 연어알이

구성되어있습니다.

 

 

소스와 밑반찬입니다.

 

화이트소스와 특제간장 그리고

뭐 하나 더 설명을 듣긴 했는데,

하여간 발라먹고 뿌려먹는

소스가 3개 정도 됩니다.

 

 

덮밥집들에서 으레 하는 말이지만

무작정 비벼먹거나 섞어 먹지 말고

잘 퍼올려서 먹으라고 합니다.

 

저는 보통 그 제안을 수긍하고

실천하는 편입니다.

절반 먹을 때 까지는요.

 

절반쯤 먹다보면 귀찮아서

걍 대충 막 먹습니다.

 

 

해목의 연어덮밥은 특이하게도

요상하게 생긴 붓으로

간장을 발라서 먹습니다.

 

이게 막 여럿이 가서 먹으면

꺄르륵꺄르륵하면서 즐거워할

좋은 재밋거리일겁니다.

 

하지만 혼자 쓸쓸하게 밥먹는 나에겐

그냥 귀찮은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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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는 뭐 섬세하게 먹는다쳐도

참치회 쪽은 이미 다져진 상태라

대충 막 퍼먹기 좋았습니다.

 

구성 자체가 내가 간장이나 소스를

따로 바르거나 뿌려먹는 형태,

즉 이 자체가 간이 강한 건 아니라서

오히려 좀 담백하게 먹기에는 좋았습니다.

 

 

공을들여 한 숟갈을 뜨고

붓으로 간장을 바른 후 먹어봅니다.

 

맛있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간장이 막연히 짠게 아니라서

충분히 발라도 맛이 튀지 않습니다.

 

연어는 두툼하니 좋았고

같이 먹게되는 다진참치회나

와사비와의 조화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연어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도 갖고 있습니다.

물론 추가 옵션도 있긴 하지만

2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이라면

기본적으로 넘쳐나는 연어회에

숨이 막히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 말했지만

초반에는 매뉴얼대로 먹었지만

어느 시점부터는 그게 귀찮아서

그냥 제멋대로 먹었습니다.

 

근데 이상한건 그냥 막 먹는게

난 더 맛있던ㄷ...

 

일단 구성이 굉장히 깔끔하게 떨어져서

한 끼를 딱 깔쌈하게 먹고 싶다면

아주 괜찮은 메뉴입니다.

 

하지만 난 든든하게 혹은 배부르게

뱃속에 기름칠 좀 하겠다 싶으면

아쉬울 수 있는 메뉴라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해운대로 출장을 갔다,

그리고 대충 주변에서

(가격 상관안하고) 식사를 하겠다 싶으면

여기서 덮밥 먹을 것 같습니다.

이 마음이 가장 최종적인 감상이 아닐까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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