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에서 먹을 거 먹고
지하철 타서 장산역에 내린 후
쭉쭉 언덕을 올라갔습니다.
다들 그러겠지만
여행 갈 때 저도 지도를 많이 봅니다.
그런데 저는 대충 도보시간이
1~2시간 걸리는 수준이 아니면
보통 걷곤 합니다.
이번에도 청사포까지 그냥 무난하게
걸어갈 수 있겠다 싶었죠.
그런데 와우.. 언덕이 아주...
특히나 부산 여행에서
지도에 나온 도보시간에
많이 속는 느낌입니다.
하여간 저는 여유롭게 걷는 여행을 원했기에
청사포까지 무작정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언덕의 끝자락에서
지금까지 올라온 언덕의 피곤함은
싹 사라져버렸습니다.
청사포를 향해
청사포입구사거리 뷰가
작살이 나더군요.
특히나 이 때가 날씨가 괜찮아서
푸른 전경을 보니까
가슴이 확 트이더군요.
언덕 올라올때의 피곤함은 사라지고
빨리 저 바다를 향해 다가가고 싶단
마음만이 가득했습니다.
어쨌건 관광지니까
가는 길에 카페가 꽤 많더군요.
그리고 청사포에서 인상적이었던게
바로 이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였습니다.
저는 처음에 저거 보고
운영이 중단된 놀이공원의
흔적인 줄 알았습니다.
하여간 바닷가에 다가가니
2개의 등대가 맞이해줍니다.
청사포 쌍둥이등대라고
부르는 것 같습니다.
이 때가 날이 좀 괜찮아서
등대랑 바다 보는 맛이 좋았습니다.
저는 보통 평일에 휴가써서
여행가는 걸 선호합니다.
왜냐면 관광지에
사람이 북적이는 걸
크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코로나19 이후로는 더욱 그렇고,
그 전에도 그런 성향이었습니다.
등대를 거의 나 혼자 독차지해서
바라볼 수 있어서 아주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등대가 괜찮은게,
등대까지 걸어가는 길이
그렇게 멀지 않습니다.
금방 깃발 찍고 올 수 있는건
큰 장점이죠.
등대까지 보고 난 후에
그냥 버스타고 호텔로 가려고 했습니다.
근데 마침 저 멀리에
전망대가 보이더라구요.
그래서
'아...온김에 가봐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무작정 걸어가봤습니다.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
사실 바다 전망대라는게
딱히 특별한 게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냥 조금 더 걸리적 거리는 거 없는
확 트인 뷰를 제공하는 스팟 정도의
역할만 하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죠.
근데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는 다르더군요.
아찔한 거 좋아하나봐..
전망대 바닥을 왜케 뚫어놨어ㅋ
투명한 바닥 구간을 만들어놔서
바로 아래의 바다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근데 저렇게 판이 깔려있으면 사실
그렇게 무섭진 않거든요?
역시 부산은 다릅니다.
바닥이 막혀있으면 우습게 생각할까봐
친절하게 바닥이 뚫려있는 구간도
조성을 해놨습니다.
이 구간에 서있는 것 자체도
약간 쫄리기는 하는데,
그것보다 물건 떨어뜨릴까봐가
더 무서웠습니다.
저기 스마트폰이라도 빠지면
강제 기변이겠죠.
청사포 다릿돌 전망대는
청사포에 왔다면 한 번은
가볼만한 곳이라 생각합니다.
근데 또 사실 이 전망대가 아니면
갈만한 곳이 딱히 많은 것도 아닙니다.
관광지들이 어디나 비슷한게,
코로나 이후로는 어딜가나
듬성듬성 문 닫은 곳들이 보여서
어떤 가게나 거리를 추천한다는게
쉽지가 않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았는데 말이지..
첫날은 이렇게 날이 좋아서
가는 곳마다 뷰맛집이었는데,
둘째날은 완전히 망했습니다...
하루만에 그렇게 날씨가 뒤집히나?
해운대역까지 걸어가기
청사포에서 등대도 보고
전망대도 보고 나니까
해운대까지 걸어갈 수 있을까
약간 걱정이 되더군요.
저도 해변열차 타고 갈까 고민을 했는데,
이걸 탄다고 빨리 가는건 아니라서
그냥 걷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 정류장에 있는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면서 직원분께
해운대까지 걸어갈만 하냐고 물어보니까,
길이 정말 좋으니까
한 번 걸어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해운대까지 걸어갔습니다.
근데 확실히 해안 산책로가
걷기가 정말 좋더군요.
울퉁불퉁한 길이 아니라
딱 깔끔하게 포장이 되어있어서
큰 피로감 없이 걸을 수 있었습니다.
운동하는 분들도 계시고
저처럼 걸으면서 관광하는 분들도
중간중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길이 정말 좋았던건
바로 옆이 바다라는 점이죠.
나는 여행가서 바다를
질리게 보고 싶다고 한다면
청사포에서 해운대까지
해변열차길 따라 걷는 거 추천합니다.
정말 주구장창 바다만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길 따라가다보면
해운대엘시티가 보입니다.
이 건물 진짜 크더라..
여기서 묵었으면 대박이었겠지만
저는 그럴 형편이 아니라서
그냥 해운대 역 앞에 있는 호텔로 갔습니다.
예전에 부산왔을 때도 느꼈지만
해운대는 일상 생활이 이뤄지는
공간 바로 앞에 바다가 있다는게
정말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로컬 분들은 어떻게 느끼실진 모르겠지만
관광객의 심정에서는
너무나도 부러운 환경이죠.
이렇게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감탄 한 번
찐하게 한 후에 저는 호텔로 갔습니다.
청사포와 해운대에서 찍은 필름사진
부산여행을 길게 한 것도 아니고
1박2일 짧게 갔다온건데,
미리 말하자면 '관광'으로써의 활동은
거의 여기서 마무리 되었습니다.
첫날 오후에 마감이 된거죠.
그 이유가 계획이 없어서가 아니라
둘째날 아침부터 비바람 너무 심해서
정말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반대로
청사포에서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걸어온 게
더 기억에 남습니다.
이거라도 안했으면
좀 허무했을지도 모르죠.
여하간 해운대는 제가 살면서
두번째 방문인데,
예전이나 지금이나
좋은 이미지로 남아있습니다.
다음에 부산 여행을 간다면
저는 또 해운대를 갈 것 같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밤 시간대 활동과
2일차 이야기 남기도록 하며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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