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포스팅이든
그 어떤 글이든 간에
글을 좀 써야겠단 생각은
주구장창 하지만
막상 손이 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의지는 점점 감소하는데,
저는 그걸 극복하고자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근데 안돼..
들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
막상 켜놓으면
안 하게 돼.
밖에 나가면
'집에서 데스크탑으로 하지뭐'
이러고 집에오면
딴짓하는 악순환.
그런데 지난 일본여행에서 사온
작은 수첩이랑 라미 만년필을
만지작 거리다보니까
이걸 응용해야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또 저렴한 연습용
만년필이 존재한다는 정보를
전달받기도 했기 때문에,
틈날 때마다 별게 아니더라도
손으로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래는 모나미의 올리카(Olika) 만년필을
구매하려고 했습니다.
하필 제가 간 날에는
올리카 검은색 제품이
품절이더군요.
그래서 눈에 띄는 다른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바로 프레피 만년필입니다.
저는 만년필이라고 하는게
다 비싼 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렴한 라인들이 있군요.
제가 구매한 프레피(Preppy) 만년필은
매장에서는 4,500원 정도였는데,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더 저렴하겠죠.
하여간 두께 0.2mm의 EF촉을 사용하는
저렴한 프레피 저가 만년필을 구매했습니다.
본품에 잉크 카트리지가 하나 있고
따로 여분 1개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구성은 굉장히 좋습니다.
라미 만년필 살 땐
다 돈이었는데,
저가 만년필은 추가 잉크도
따로 더 넣어줍니다.
잉크카트리지를 만년필에 끼워줍니다.
그러면 이처럼 잉크가
새어들어가는게 보입니다.
무작위한 흔적을 의도한건가 싶은
그런 메커니즘입니다.
이 프레피 만년필의 좋은 점이라면
역시나 선이 가늘다는 거죠.
근데 제가 만년필 쓰면서 전혀
생각을 못했던 것 중 하나가
용지에 따라서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지더군요.
EF촉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용지냐에 따라서
두껍기도 가늘기도 합니다.
그래서 클레르퐁텐이라는
노트까지 같이 사왔습니다.
이 노트 괜찮더군요.
이후에 모나미 올리카도
구매해서 같이 쓰고 있는데,
얇고 샤프한 느낌은
확실히 프레피가 더 강합니다.
서걱거리는 느낌은
올리카가 조금 더 있는 것 같은데,
써보면 아예 감각이 좀 다릅니다.
올리카도 EF촉인데
이건 그나마 펜 느낌이라면,
프레피 만년필은
얇은 핀으로 긁는 느낌입니다.
하여간 재밌습니다.
근데 계속 가지고 노는데도
글씨체는 쉽게 바뀌지 않더군요.
프레피 만년필을 연습용으로 산 이후부터
끄적끄적 거리는 게 많아졌는데,
그런 글쓰기에 대한 관심이 커졌는지
어느 순간 유튜브에 글씨체 교정 영상이
추천 영상으로 뜸....
연습용 만년필을 구매해보니까
비싼거 먼저 살 필요가 없겠단
생각이 듭니다.
연습용 써보니까
알아서 욕심이 생깁니다.
점점 늘려나갈 것 같아요.
그래서 무섭습니다.
만년필 비싸던데...
근데 그 무엇보다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도
해결해주지 못했던
글쓰기의 무기력함을
이 만년필들이 해결해주고 있단 것에서
큰 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저렴하게 만년필을 좀 써보고 싶다,
좀 더 쓰는 맛을 느끼면서
메모든 뭐든 해보고 싶다면
프레피 만년필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올리카도 좋구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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