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면 밥은 포기해도
커피랑 디저트를 파는
카페는 집착스러울 정도로
방문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카페만 줄창 알아보다가
시간적 한계가 있으니
몇몇곳만 가기로 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성산일출봉 있는 성산읍에 위치한
'오른'이라는 카페입니다.
사실 여기를 고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였습니다.
주차장이 넓다,
나름의 시그니쳐 메뉴가 있다.
이 두 가지였습니다.
성산 오른 카페_오른라떼의 맛
일단 오른(orrrn) 카페의
겉모습은 굉장히
요즘 스타일의 그 뭐시기를 담고 있습니다.
요즘은 덜 완공된 곳을 보면
'새 카페 들어서나보다'
한다고 하죠.
여기도 약간 콘크리트가
대놓고 보이는 그런 느낌이긴 하지만
거칠다기보단 반듯한 느낌이
더 강한 곳입니다.
메뉴는 따지고보면 특별한데,
슬쩍 보면 안 특별해보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오른라떼나 비건 뭐시기나
곰돌이우유나 이런건
봐도 뭔지 모르잖아요.
그걸 제외한 메뉴는 사실
평범하다보니까
특별한 느낌이 안 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집은 생각보다
디저트 메뉴가 많더군요.
저는 여기서 디저트는 안 먹었는데,
그냥 비주얼만 보면
기분 내서 사 먹어볼만한 녀석들 입니다.
보통이라면 디저트를 어떻게든 먹었을텐데
이게 생각보다 가격이 좀 나가기도 했고,
그것보다 실제로 보면 좀 커요.
그래서 이거 먹으면 딴 거 못 먹겠는데 싶어서
진짜 아쉽지만 포기했습니다.
이래서 혼자 여행가면 안되나봐...
1층에서도 바다뷰를 볼 수 있고
또 자리도 많습니다.
대신에 1층은 평일에 가도
사람이 엄청 많더군요.
그래서 저는 2층으로 왔는데,
2층은 좌석이 좀 적은 대신
외부 저거 뭐라고 해야해
루프탑이야 테라스야
하여간 바깥공기 쐬면서
바다 보며 커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오른 카페 2층에서 바다를 바라보면
요런 뷰가 보입니다.
가게 앞에 바로 2차선 도로가 있고,
그 도로 반대편에 상가 그런게 하나도 없고
그냥 바로 해안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여기서 보는 바다뷰는
걸리적거리는게 없는 바다뷰 입니다.
그리고 제가 먹은 오른라떼입니다.
이거 한 잔이 8,500원이죠.
우도 땅콩이 들어갔다고 하구요.
형태는 크림라떼, 아인슈페너
그런 느낌인데,
제가 제주도 와서 느낀건데
시그니처 메뉴로
아인슈패너 내세우는 곳이
의외로 많더군요.
이것도 뭐 트렌든가?
우도땅콩이 올라가고
그외 토핑이 있는데,
저거 맛보니까 분쇄 로투스 같더군요.
그리고 미니 크로와상이 올라가는데,
제 입에는 저건 '무맛'이었습니다.
외부토핑뿐 아니라 단맛을 내는
응축된 뭔가가 함께 들어있는데,
이거는 아인슈페너 먹는것처럼
휘젓지 않고 먹으면 오히려
맛이 완전히 분리되는 느낌도 있습니다.
근데 반대로 맛을 내는 요소를
한꺼번에 다 먹게되면
또 굉장히 맛있습니다.
특히 이 메뉴는 땅콩이 핵심이더군요.
땅콩이 같이 빨려들어와서
고소함이 퍼질 때
완전히 다른 음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고소함 때문에 맛있게 잘 먹었는데,
여전히 8,500원이란 가격은
좀 무섭긴 합니다.
그리고 여기는 화장실도 좀 특이합니다.
공용 세면대를 중심으로
한 쪽 벽은 여성 화장실 문이 있고
한 쪽 벽은 남성 화장실 문이 있습니다.
같은 타이밍에 나와서 손씻을땐
좀 민망하던데..
?
일단 성산 오른 카페는
뷰는 확실합니다.
그리고 주차장 넓은 편이라서
차 끌고 오기도 괜찮은 곳 같습니다.
굳이 시그니처를 챙길 필요가 없다면,
그냥 아메리카노에 맛있어보이는
디저트 하나 골라서 먹는게
좋은 조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도 가격이 좀 나가는 편이긴하죠.
여기 갔다가 스벅을 가니까
스벅이 상대적으로 가성비 느낌이 드는?
그런 역체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여간 성산 쪽에도
이색적인 카페가 많더라구요.
다음에 제주도를 간다면
이 쪽을 조금 더 공략해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