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의 맛/음식의 맛

신세계백화점 쿠와 블루베리 조각케이크를 사왔는데..

홀롱롱 2017. 12. 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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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의 금요일 밤은

어떠신지요.


저는 금요일밤에는 항상

달달한 것을 먹으며

한 주를 마무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친구들에게 말하면

'가지가지한다' 이런 반응입니다.


하지만 저는 달달한게 좋습니다.




저는 퇴근길에 고속터미널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에서

조각케이크를 하나 사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매장을 둘러보던 중

쿠와라는 곳을 봅니다.





조각케익을 구경해봅니다.


쿠와 매장에 있는 직원분은

저에게 블루베리를 추천해줍니다.


저도 블루베리가 맛있어 보여서

블루베리 조각케이크를 주문합니다.


위 사진에서 제일 오른쪽에 있는 게

바로 제가 구매한 블루베리 조각입니다.

이 사진을 잘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여린 친구를 데리고

9호선으로 향합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요즘 지하철 9호선은

파업으로 인해 말 그대로 지옥철입니다.


그래도 일반 열차는 이거 들고 타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갔는데..


도저히 탈 수 없는 상황이라

사람들로 빽빽한 플랫폼을

이리저이 치이고 밀리며

빠져나와 7호선으로 갔습니다.





그와중에 친구네 집까지

잠깐 들렀다가 집에 온 상황.


아무리 생각해도 이 조각 케이크는

모진 풍파 속에서

주름 하나 안생겼을리는 만무하리라.


하지만 나름 품에 잘 감싸고 왔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도 생깁니다.





개봉해봅니다.

스푼이 보입니다.


근데 스푼 비닐에 뭔가

불길한 징조가 포착됩니다.





망했죠.





그 여린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저는 너무나도 무심하게

혹독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그리고 블루베리 조각케이크는

그 시련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 무너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대를 버릴 수 없습니다.


메스를.. 아니

나이프와 포크를 준비합니다.


이 수술은 제가 집도합니다





먼저 겉에 붙은 비닐을 떼어냅니다.


생크림이 전부 딸려 나옵니다.

핥아 먹으니 맛있습니다(?)

마치 요플레 뚜껑 핥는 느낌이어서

나쁘지 않았습니다.



신세계백화점 쿠와 직원분은

"생크림이 블루베리에 닿기에

시간지나면 색이 파래질 수 있는데,

큰 문제는 없는 거에요"

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저는 그 걱정을 말끔히 해소하고자

아예 생크림과 블루베리를

분리시켜버렸습니다^^





굴러떨어진 블루베리 장식을

다시 얹어봅니다.


처음부터 9호선 승강장에 진입한

내 잘못이 컸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쓰라립니다.





최대한 괜찮은 상태의 각을 찾아

사진을 찍어봅니다.


크림층이 주저 앉았습니다.

추운곳에서 있다가 다시 따뜻한 곳을

반복해서 왔다갔다해서 그런걸까.


저의 밀당에 이 친구가

아무래도 질렸던 건 아니었을까.

반성합니다.





근데 모양이 무너져도 맛은 좋았습니다.

블루베리 케이크라고 해서

막 시큼한 것도 아니고

블루베리 향과 맛이 적당한 수준에서

부드러운 촉감과 맛이나서 좋았습니다.


직원분이 블루베리를 추천한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녀석을

박살을 내버렸을 뿐..




다시 한 번 느끼지만

퇴근길 9호선에 조각케이크를

들고 타겠다는 생각은

케이크가 아니라 케이크즙을

먹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나름 안 흔들리게

방어하면서 왔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처음부터 망가졌어....


그래도 지난번에 먹은

움트꺼 보다는 입맛에 맞아서

다행이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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