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의 피로가 쌓여도
발걸음이 가벼운 금요일 밤.
저는 신세계백화점으로 갑니다.
신세계 백화점 식품관에서
금요일 밤을 채워줄 간식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몇 바퀴를 돌아봅니다.
그러다가 움트를 봅니다.
여기 케이크를 예전에
먹어봤던 것 같기도 하고...
뭐 하여간 직원분들이
마감세일한다고 그래서
둘러보게 됩니다.
저는 조각 케이크를 한 조각
사갈까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이곳에는 큐브형태의
케이크가 존재했습니다.
그렇게 땡기지는 않았지만
이런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서
4,500원 주고 구매해옵니다.
하지만 나는 이 조각 케이크를 사놓고
친구들하고 치킨을 먹고 왔지..
그래도 저는 이 케이크의 맛을
보고 싶은 마음에
집에와서 바로 개봉을 해봅니다.
추웠던 밤 공기를 스치며
제 방으로 도착한 큐브 브라운 케이크는
약간의 결로 현상을 보였습니다.
그래도 온도가 낮았으니
그대는 상하지는 않았으리라.
살 때도 느꼈고 뜯을 때도 느꼈지만
참 작은 조각 케이크입니다.
야 이걸 4천5백원 주고
사먹을만한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래도 맛이 좋다면
저는 인정해줄 수 있을 것 입니다.
잔인하게 포크로
이 녀석을 찔러봅니다.
생각보다 무겁게 찔리는 감촉.
부드러운 케이크가 아니었음을
이 순간 알 수 있었습니다.
설마 추운 날씨 속에서
살짝 굳은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부의 상태를 보니
이건 그냥 좀 퍽퍽하구나 싶습니다.
약간 쫀득한 질감을 가진 케이크입니다.
그러나 역시 백화점에서 산
케이크는 맛이 좋구나!
그런 감동은 없었습니다.
맛이 엄청 진하거나
입안을 후려치거나 그런건 없었고
그냥 난 지금 굳어있는
네모난 케이크 조각을
퍼먹고 있구나
정도의 감흥만 남을 뿐입니다.
신세계백화점 식품관에
디저트류를 파는 가게가 많았는데,
이럴거면 딱봐도 부드러워 보이는 걸
살 걸 그랬나 봅니다.
저는 좀 부드럽고 녹아내리는
그런 걸 먹고 싶었는데,
왜 이거에 홀렸는 지 내가 의문..
그래도 여기 움트 케이크는
맛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생각해보니 아이스크림도 그렇고
저런 큐브 형태는
전부 뭔가 부족한 것 같은 느낌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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