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딱히 약속이 없는
우리는 또다시 모입니다.
그리고 몇주전부터 갑자기
새롭게 의견이 나온
해물찜을 먹으러 가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신이 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면 해물찜, 아구찜과 같은 것들에
그렇게 행복했던 기억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천에서 먹었던 그것들은
콩나물만 많고 그저 맵기만 했던,
나에겐 쓰라린 기억들.
화곡역 부근에 위치한
초대형 해물찜
본가 왕 해물찜 집으로 갑니다.
친구들이 여기서
아구찜을 맛있게 먹었다고해서
저를 데리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해물찜을 주문합니다.
사이즈는 中 하나 뿐입니다.
그냥 그거 시킵니다.
밑반찬은 별거 없습니다.
왕해물찜이 나옵니다.
이게 사진으로 보기엔
그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울 수 있으나,
실제로 보면 엄청 많습니다.
'뭐야 이게'
싶을 정도로 많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콩나물들
그리고 그 사이에 얽혀있는
해물들의 콜라보.
사실 이 순간까지도
저는 갸우뚱 했습니다.
이 넘쳐흐르는 콩나물을 먹는 게
그렇게 매력적인 일인가?
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먹다보니 맛있긴 하네요.
적당히 숨어있는 해물들을
발라먹는 맛도 있었고,
매콤하게 콩나물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매콤하다고 표현은 했지만
제 입맛에는 좀 매웠습니다.
만약 조금만 더 매웠다면
저는 화를 냈을 지도 모릅니다.
저는 매운맛이 어느정도가 넘어가면
짜증을 내는...
근데 이 왕해물찜을 먹을 때
따로 밥이 나오진 않습니다.
보니까 따로 밥을 주문하는 사람도 있고
아니면 걍 건더기 다 먹고
볶음밥으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저희는 볶음밥으로 마무리 했는데,
볶음밥은 인정합니다.
먹는 순간에도 막 속이 쓰라리거나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만,
이걸 먹은 날 저녁은 좀
아린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가 속이 좀 약한 편이라
남들은 쉽게 버티는 거에도
민감한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다시 먹는 다면
그냥 흰쌀밥 하나 시켜서
같이 먹을 것 같습니다.
볶음밥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단독으로 먹기에는
'밥이 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해물찜 한 번 먹었으니
다음 쿨타임까지 맘 편히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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